이 작품은 법정 드라마인데 재판 장면보다 국밥 먹는 장면이 더 많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법정 드라마에서 재판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아 그게 조금 의아했는데, 다 보고 나니까 그게 이 드라마의 전부였습니다. 드라마 서초동은 법정에서 변호사들의 화려한 승리를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같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퇴근 후 맥주 한 잔에 하루를 털어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작품을 보는 내내 "저 사람들도 나처럼 그냥 하루를 버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느낌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서초동 리뷰, 사람 중심 서사드라마 속 변호사 안주형은 9년 차 어소(associate)입니다. 여기서 어소란 로펌에 소속된 파트너 급이 아닌 소속 변호사, 쉽게 말해 월급을 받..
여러분은 15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감독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면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ENA 드라마 그대에게 드림은 딱 그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또 첫사랑 로맨스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 드라마가 계속 보여주는 건 사랑보다 '꿈'이었고, 그 꿈이 두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첫사랑, 설렘보다 꿈수빈이 이재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특이합니다. 드라마 대사 중 "나 너 좋아하려고. 너 좋아해도 돼?"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이유가 외모도 아니고 오래 알아서도 아닙니다. 수빈이 꺼낸 말은 "나 웬만한 거 다 가졌는데, 내가 가지지 못한 단 한 가지가 너한테 있어. 꿈."이었습니다.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솔직히 좀 멈..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 솔직히 정보량에 살짝 압도됐습니다. 연못 귀신, 귀의 세계, 귀매, 원혼, 왕실 저주까지 여러가지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지니 한 번 보고는 정리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어딘가에 이끌려 예고편을 두 번, 세 번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귀신 때문이 아니라 그 귀신을 만들어낸 사람들 때문에 말입니다.왕실 비밀과 퇴마 설정처음에는 그냥 "조선판 퇴마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귀신이 나오고 무당이 나오고 왕실에 저주가 내려온다는 설정이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이 드라마는 귀신을 무섭게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라, 귀신이 왜 생겼는지를 계속 묻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설정부터 짚어보면, 주인공 구천은 어미가 무당이었고 태중에서부터 신이 떠난 뒤 강물에 빠..
최종 예고편 알림이 뜨자마자 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전에 나온 티저를 여러 번 돌려봤던 터라 "추가된 장면 몇 개 확인하면 끝이겠지" 싶었는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새로운 장면이 훨씬 많아서 한 번에 따라가기도 버거울 정도였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 2는 7월 20일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됩니다.킬러들의 쇼핑몰 시즌 2, 바빌론 동아시아지부두 번째 시청부터는 속도를 줄이고 일시정지를 반복했습니다. 머더앱(Murder App) 화면이나 인물 프로필처럼 0.5초 단위로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을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처음엔 그냥 액션 컷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여기서 머더앱이란 킬러들 사이에서 의뢰와 정보를 거래..
악기를 전공하면 악기와 애증의 관계가 된다는 말, 저는 그게 정말인 줄 몰랐습니다.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그 감각을 고스란히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음악과 문학이 은유로 맞닿는 순간, 그리고 제가 전공 시절 느꼈던 감정들이 화면 속에 겹쳐 보였습니다.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음악 전공의 현실낭만주의(Romanticism) 음악을 이야기할 때 브람스, 슈만, 클라라의 삼각관계는 항상 빠지지 않는 소재입니다. 여기서 낭만주의란 19세기 유럽에서 꽃핀 예술 사조로, 감정과 개인의 내면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습니다. 브람스는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평생 사랑했지만 그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했고, 클라라가 세상을 떠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도 숨을 거..
솔직히 저는 연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던지라 사람이 연애 감각을 잃어간다는 게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질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유미의 세포들 시즌3를 보다가 화면 속 유미의 상황이 불과 몇 달 전 제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서 멈칫했습니다. 편안함에 익숙해진 사람의 세포가 어떻게 하나씩 꺼져가는지, 그리고 다시 어떻게 켜지는지를 이 드라마는 제법 정확하게 짚어냅니다.연애세포가 죽는다는 게 비유가 아니었습니다일반적으로 사람이라면 "연애를 안 하면 연애 감각이 무뎌진다"는 말을 그냥 흘려듣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유미의 세포들 시즌3을 보면서 그게 단순한 비유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드라마에서 유미의 세포 마을에는 '냉동기지'라는 장소가 등장합니다. 냉동기지란 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