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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곡

피아노 연습 방법, 될 때까지 녹화하며 혼자 고쳤다

여운기록자 2026. 8. 8. 14:54

목차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곡을 치다 보면 p(피아노)로 작게 시작해야 하는 곡이 있습니다. 보통 연주할 때는 피아노의 상태에 대하여 잘 모르는 상태로 시작하기에 첫소리를 p로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려워도 해내야 하는 게 연주자의 숙명입니다. 연주자의 운명이란 어려워도 해내야 하고, 쉬운 것은 당연히 해내야 합니다.

    1. 피아노의 시작,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작은 소리로

    오늘 분석해볼 곡은 베토벤 소나타 4번 1악장입니다. 이 곡은 1마디 시작을 p로 하며 왼손이 한 마디에 6개의 음이 나오는데, 그중 5음이 같은 음을 칩니다. 동일한 음을 소리가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 음을 치고 나서 손가락 번호를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계속 똑같은 번호로 치는 것이 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한 음을 칠 때마다 손가락 번호를 바꾸는 것이 소리를 고르게 내는 것에 좋습니다. 그리고 오른손 첫 음이 3화음인데 이 3화음을 낼 때, 5번 손가락인 윗소리를 제일 잘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5번 손가락은 보통 힘이 제일 약한 손가락이라 소리가 약하기 쉬운데, 피아노를 칠 때만큼은 윗소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5번 손가락의 소리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13마디에서 15마디까지 오른손의 진행이 상승세를 보이는데 이때 방향성을 가지고 소리의 볼륨도 점점 커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18마디부터 24마디까지 양손이 같이 상행했다가 하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 악상은 p로 작은 소리 안에서 움직임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상행할 때는 크레셴도, 하행할 때는 데크레센도를 하는 것이 청중이 곡을 들을 때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마디에서 쉼표가 있는 음을 칠 때는 항상 음을 뚝 끊는 것이 아니라 여운을 남기는 소리, 즉 꼬리가 있는 소리를 내는 것이 곡 완성 퀄리티를 한층 높여줄 것입니다.

    2. 27마디, 101~108마디, 초점 맞는 소리가 숙제였다

    피아노 곡을 치다보면 초점이 맞지 않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소리로 피아노를 칠 때는 당연히 초점이 맞는 소리를 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베토벤 소나타 4번 1악장 악보를 보면 26~28마디에 초점 맞는 소리를 내야 합니다. 스타카토에서 손은 스타카토를 하고 있지만 손끝이 예민하지 않으면 초점 맞는 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초점이 맞지 않는 소리를 내게 되면 소리가 되게 퍼져 보이게 들립니다. 퍼지는 소리가 들리면 이는 잘못된 걸로 자신의 소리를 듣고 있지 않음이 드러나고, 연주의 퀄리티를 망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좋은 퀄리티의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나의 소리를 잘 듣고 이 소리가 좋은 소리인지 아닌지, 잘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25마디와 26마디, 29마디와 30마디에서 양손 모두 화음이 나오는데 이때 오른손의 제일 윗소리가 가장 잘 들려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음을 한 번에 치다 보면 왼손이 잘 들리거나 오른손에서 아래쪽에 있는 음들이 잘 들릴 수 있는데, 다른 음들이 잘 들리는 게 아니라 오른손의 제일 윗 음이 제일 잘 들려야 합니다. 그래야 소리가 깔끔하게 들립니다.
    101마디부터 108마디까지는 오른손이 16분음표로 계속 정신없이 움직이며 왼손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오른손이 바쁘게 치는 게 힘들어 템포가 굉장히 많이 변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템포는 절대 변해서는 안되며 처음에 내가 가지고 있던 템포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크게 보면 101마디부터 104마디까지 하나의 프레이즈로, 105마디부터 108마디까지를 하나의 프레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101마디부터 104마디까지는 양손 모두 상행하는 느낌을 주며 오른손 2음에 왼손 1음을 치게 됩니다. 이때 오른손은 릴랙스를 잘해서 손에 너무 많은 힘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손에 너무 많은 힘을 가지고 있으면 16분 음표 음을 빠르게 칠 수 없게 되고, 이는 템포가 느려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5마디부터 108마디까지는 왼손은 한 마디에 한 번 치면서 오른손만 반음계로 쭉 올라가게 되는데 이 부분은 4마디 안에 p에서 ff로 커지기 때문에 한 마디마다 다이내믹을 어디까지 커질지에 대한 계산이 철저하게 필요합니다.

    3. 윗소리·도약 타이밍, 혼날 것 같던 부분들

    흔히 피아노 곡을 칠 때 윗소리가 가장 약하게 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손가락 구조가 5번 손가락이 다른 손가락에 비해서 힘도 약하고 길이도 짧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친다면 이러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오른손 윗소리가 가장 잘 들려야 합니다. 청중들은 곡을 들을 때 핵심 부분을 듣게 되는데, 보통 오른손 5번 손가락이 이 핵심을 많이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곡의 초반 부분에서 5마디부터 11마디까지 2마디 단위로 점점 소리가 커지고 상행되는 느낌이 나야 하는데, 2마디 단위로 커지는 느낌을 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치면 7마디에서 갑자기 확 커지고 9마디에서 더 커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방법으로 점점 상행하는 것을 표현해야지 한 번에 확 커지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후 24마디에서 25마디로 넘어갈 때 화음을 미리 준비해서 준비된 소리로 쳐야 하는데, 이 타이밍을 잘 잡는게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24마디가 하행하면서 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부분이라 작아지는 것도 생각하면서 화음을 한 번에 잘 치는 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작게 치면서 다음 마디의 처음 포지션만 잡는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이 부분의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35마디부터 38마디까지 양손 모두 노래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때 중간에 튀는 음이 없는지 잘 들으면서 치는 게 중요합니다. 이때 튀는 음이 있다면 그 음의 톤을 다듬어서 튀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4. 녹화 셀 수 없을 만큼, 될 때까지 반복

    연습을 하다보면 객관적인 판단이 흐려질 때가 많습니다. 항상 좋은 소리를 내야 하는데 이 소리가 과연 좋은 소리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연주 영상을 녹화해 봅니다. 혼자 연습할 때 녹화를 해보는 것만큼 내 소리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녹화를 하면서 내가 지금 초점이 맞는 좋은 소리를 내고 있는지, 손 모양은 이상하지 않고 올바르게 하고 있는지 등을 계속 체크하였습니다. 녹화를 하다가 소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소리를 이렇게 내는 게 맞는지 여쭤보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녹화를 할 때는 몇 번 해야겠다는 제한을 두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한 경우도 있고, 어떤 날은 오늘 특정 부분을 정말 고쳐보겠다는 다짐을 하면 그 부분이 내 맘에 들 때까지 무한 반복으로 녹화를 한 적도 있습니다. 녹화를 하면서 깨달은 점이 내 소리를 계속 객관적으로 듣게 되다 보면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던 부분도 맞다 아니 다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내 피아노 연주 실력을 향상해주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녹화를 하면서 실력이 올라가니 선생님께도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녹화를 통해 내 연주 실력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이를 분석한 결과 선생님께 칭찬도 듣고 실력이 많이 늘은 것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 연습할 때마다 녹화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녹화는 또 다른 나의 선생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