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른이 되면 방황이 끝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 전제가 틀렸다고 봅니다. 한 여자의 태어남부터 엄마가 되기까지를 통째로 담아낸 드라마를 보면서, 제 사춘기 시절 엄마에게 무작정 반항하던 기억이 불쑥 올라왔습니다. 그때는 분명히 내가 잘못했는데도 잘못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 감각이 드라마 속 인물과 너무 겹쳐 보여서 한참을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습니다.방황, 어른에게도 찾아온다일반적으로 방황은 청소년기에 끝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사회초년생이 된 뒤에도 저는 꽤 오랫동안 갈 방향을 못 잡고 이리저리 치였습니다. 드라마 속 애순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도 눈칫밥을 피해 도망치듯 살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대학도 가고 시인도 되겠다는 꿈을 ..
대한민국 톱 여배우가 실은 타인을 도구로 이용하는 소시오패스였다면 어떨지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는 그 한 줄 설정만으로 보는 내내 손에서 폰을 못 놓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설마 이게 현실적이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제 주변 이야기를 꺼내려니 말문이 막혔습니다. 겉으로는 완벽한 사람이 안으로는 전혀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는 게, 드라마만의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친애하는 X, 가면 페르소나드라마 속 백아진은 어디서든 빛이 나는 인물입니다.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 주위 사람들이 열광할 정도로 자체 발광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그 화려함의 정체는 철저히 설계된 페르소나(Persona)였습니다. 여기서 페르소나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로, 타인..
최민식 배우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맨 끝줄 소년의 원작은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입니다. 조용히 맨 뒷자리에 앉아 모두를 관찰하던 한 소년이 글쓰기 하나로 어른의 삶을 통째로 침범하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처음 줄거리를 접했을 때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관찰자가 어느 순간 이야기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는 구조가, 읽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라는 걸 알아챘을 때 더욱 그랬습니다.맨 끝줄 소년, 원작 배경희곡 은 문학 교사 헤르만이 학생들의 장문(長文) 숙제를 채점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장문이란, 단순히 긴 글이 아니라 자유 서술식 글쓰기 과제를 뜻합니다. 주말에 있었던 일을 30분 동안 자유롭게 쓰는 것이었는데, 결과물은 "토요일엔 TV 봤고 일요일엔 아무것도 안 했다"는 수준이 대부..
대한민국 도서 지역 공중보건의사 중 절반 이상이 1년 이내 이동을 희망한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그 현실을 담은 웹툰 원작 드라마 를 보다가, 저는 솔직히 첫 장면부터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제 주변 의사 친구 얘기와 드라마 속 설정이 조금 달랐기 때문입니다.닥터 섬보이 원작 줄거리와 공중보건의사의 현실드라마 닥터 섬보이는 김태풍 작가의 웹툰 존버 닥터를 원작으로 합니다. 주인공 도지의는 각과 전문의 시험을 통과한 성형외과 전문의인데, 군복무 대신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발령을 받습니다. 여기서 공중보건의사란 의사 면허 소지자가 군의관 대신 농어촌·도서 지역 보건지소에서 복무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의무복무 기간은 군의관보다 긴 편이지만, 민간 의료 환경에 가까운 진료 업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가해 학생이 교사를 살해하고도 단기 2년, 장기 4년 형을 받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바로 이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처음 이 설정을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말이 돼?"가 아니라 "이게 현실이랑 다른 점이 뭐지?"부터 떠올렸습니다. 해당 드라마는 실제로 요즘 학교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을 너무나도 잘 담았습니다. 판타지라고 하기엔 현실의 결핍이 너무 정확하게 담겨 있는 드라마입니다. 교권 추락,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심각합니다일반적으로 교권 침해는 뉴스에서나 보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다릅니다.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대걸레를 들고 선생님에게 대든 장면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이 대걸레를 들고 선생님과 싸운 ..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인생은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까? 저는 한때 달력에는 분명 여름이었는데, 마음속에는 눈보라가 몰아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윈터링(wintering)'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MBC 드라마 찬란한 당신의 계절에가 전하는 메시지가 그래서 더 깊게 와닿았습니다.인생의 겨울,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혹시 주변 사람들은 다 잘 되는 것 같은데, 나 혼자만 제자리를 맴도는 느낌이 드는 시기를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노력은 하고 있는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는 그 막막함 말입니다.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 우물만 파겠다고 마음먹고 오랜 시간을 쏟아부었던 전공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깊이 들어가 보니 그게 정말 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