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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할 곡은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Hob. XVI:52(16-52) 1악장입니다. 이 곡은 하이든이 두 번째 런던 체류 시기인 1794년 무렵 작곡한 E♭장조 소나타로, 런던의 피아니스트 테레제 얀센에게 헌정되었으며 흔히 하이든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로 꼽힙니다. 당시 런던의 영국식 피아노는 빈의 피아노보다 울림이 풍성했는데, 이 곡의 두툼한 화음과 오케스트라 같은 음향은 그런 악기를 염두에 둔 결과로 이해됩니다. 1악장은 알레그로 템포의 소나타 형식으로, 첫머리부터 화음이 힘 있게 등장하고 강약과 성격의 대비가 곡 전체에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하이든 소나타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합니다. 저도 이 곡을 연습하며 첫 화음의 윗소리, 흔들리는 박자, 밋밋해지는 표현이라는 세 가지 벽에 부딪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 문제의 원인과 제가 거친 과정, 그리고 실제로 효과를 본 해결책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 첫 화음의 윗소리가 살지 않을 때
이 곡의 오른손은 3화음으로 시작합니다. 화음이니 손 모양만 잡으면 편할 줄 알았는데, 세 음이 동시에 울리면서 가장 중요한 윗소리가 묻혀 버렸습니다. 같은 화음이라도 어떤 음을 중심으로 들리게 하느냐에 따라 곡의 첫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는 이 화음 하나에만 1시간을 쓰기도 했습니다. 윗소리만 세게 치면 화음이 어색해지니, 다른 음들과 어우러지면서도 윗소리가 선명한 지점을 찾아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윗소리를 5번 손가락으로 쳤는데, 아무리 반복해도 소리가 흐물흐물하게 퍼졌습니다. 연습이 부족한 문제인가 싶었지만, 손가락 선택 자체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4번으로 바꾸고 손 모양을 조금 더 세워서 쳤더니, 비로소 초점이 맞는 단단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5번과 4번은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손가락 번호와 손 모양에 따라 전혀 다른 소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그 뒤로 저는 이 부분을 계속 4번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연습할 때는 먼저 윗소리만 4번으로 따로 쳐서 소리를 확인하고, 다음에는 아래 음들을 아주 여리게 하여 화음 전체를 친 뒤, 아래 음의 음량을 조금씩 올리며 균형을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 손 크기에 따라 사람마다 맞는 번호는 다를 수 있지만, 소리가 흐리다면 연습량보다 손가락 번호와 손 모양부터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박자가 자꾸 흔들릴 때
하이든 같은 고전시대 소나타에서는 정확한 박자가 음악의 뼈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인트로 부분의 음들을 악보보다 짧게 치는 습관 때문에 곡 전체 박자가 흔들리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한 음씩 따로 떼어놓고 보면 악보보다 조금 짧을 뿐이었지만, 그게 쌓이니 곡 전체가 조급하게 들렸습니다. 손이 익숙한 대로 움직이면서 각 음의 길이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메트로놈에 맞추는 것이 박자 연습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메트로놈만으로는 손이 바깥 소리를 따라갈 뿐 스스로 박을 느끼는 감각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으로 박자를 소리 내어 세면서 치는 연습을 메트로놈과 함께 했습니다. 입으로 세려면 지금 치는 리듬을 머리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몇 번째 박을 치는지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자 놓치고 있던 박이 분명하게 느껴졌고, 짧게 끊기던 음들도 제 길이를 찾았습니다. 저는 이 방법이 박자 감각을 깨우는 데 그 어떤 연습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는 악보를 보며 리듬을 입으로 먼저 세어 보고, 느린 템포로 입으로 박자를 하나하나 세며 치고, 메트로놈을 켜고 세며 친 뒤, 마지막에는 입을 닫고 그 감각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지금은 어떤 곡이든 박자가 헷갈리거나 '내가 지금 정확하게 치고 있나?' 싶으면 무조건 입으로 세어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3. 음악이 밋밋하게 들릴 때
이 곡에는 포르테와 피아노, 단호함과 부드러움, 스타카토와 레가토처럼 대조적인 표현이 계속 등장합니다. 하이든 소나타에는 질문하고 대답하는 듯한 구조가 자주 나오는데, 이런 부분을 그냥 이어서 치면 음표는 맞아도 하이든 특유의 재미와 개성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대조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 이 곡의 핵심입니다. 게다가 분위기가 순간순간 바뀌기 때문에, 미리 생각해두지 않으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채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그래서 한 음이나 한 마디만 단편적으로 보기보다, 곡 전체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두 가지를 의식하며 연습했습니다. 첫째, 연주하기 전에 '이 부분은 어떤 느낌으로 표현할 것인가'를 구간마다 분명하게 정해 두는 것입니다. 단호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처럼 구분하고, 그 사이에 적절한 호흡을 넣었습니다. 둘째, 지금 치는 부분만 보지 않고 다음 프레이즈를 생각하며 치는 것입니다. 지금 치고 있는 프레이즈의 종점이 어디인지, 다음 프레이즈는 어떤 분위기로 시작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저는 악보에 구간마다 '단호하게', '속삭이듯' 같은 성격을 짧게 적어 두고 프레이즈가 끝나는 지점을 표시해 두었는데, 이렇게 하니 연주 중에도 다음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을 연습하면서 가장 크게 남은 깨달음은 손가락 번호 하나, 연습 방법 하나를 바꾸는 작은 변화가 소리와 음악을 크게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5번에서 4번으로 바꾸고 손을 조금 세웠을 뿐인데 흐물흐물하던 소리가 단단하게 세워지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 곡을 연습하고 계신 분들께 이 글이 막힌 지점을 푸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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