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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곡

모차르트 K.457 1악장 연습법: 제가 막혔던 세 구간

여운기록자 2026. 8. 29. 18:32

목차


    모차르트 소나타 K.457 1악장 1~3마디 악보

    모차르트 소나타 K.457은 실기시험 곡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까지 모차르트 하면 밝고 경쾌한 장조 곡만 떠올렸기 때문에, 이렇게 어둡고 극적인 단조 곡이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습니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단조 곡은 a단조 K.310과 c단조 K.457, 단 두 곡뿐입니다. 이 곡은 1784년 빈에서 작곡되었고, 이듬해 환상곡 c단조 K.475와 함께 출판되었습니다. 음표만 보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모차르트의 악보는 같은 시대의 베토벤과 비교해도 셈여림이나 표현 지시가 적은 편이라 연주자가 스스로 만들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1악장을 연습하며 실제로 막혔던 세 구간을 골라, 왜 어려운지(원인), 어떻게 연습했는지(과정), 무엇으로 해결했는지(해결책)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 1~13마디, f→p 전환과 주선율

    이 곡은 f로 시작하지만 2마디부터 곧바로 p로 바뀝니다. 처음에는 소리만 줄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쳐 보니 소리 크기만 줄여서는 곡이 원하는 느낌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원인은 이 전환이 음량의 변화만 주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전체의 전환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못했던 데 있었습니다. f에서 만든 강한 분위기를 한순간에 가라앉히면서도, 음악의 흐름은 끊기지 않게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당시의 건반악기는 오늘날의 피아노와 구조도 울림도 달라서, 같은 f와 p라도 지금의 피아노에서는 대비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9마디부터 13마디도 쉽지 않았습니다. 오른손이 계속 화음을 치는데, 주선율이 늘 맨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에 있다가 아래로 내려가기도 해서 선율을 선명하게 들리게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주선율이 위에만 있었다면 쉬웠을 텐데, 위아래를 오가니 무게를 실어야 하는 손가락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이런 구간은 두 단계로 접근하면 도움이 됩니다. f→p 전환에서는 f의 마지막 음을 충분히 울린 뒤, 손목과 팔의 무게를 빼고 건반에 가깝게 붙어서 p를 시작합니다. p를 소리를 줄인 f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인물이 말을 시작하는 순간으로 생각하면 음색까지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9~13마디는 먼저 주선율 음만 악보에 표시해 노래하듯 따로 쳐보고, 그다음 나머지 화음을 아주 가볍게 더해 가는 순서로 연습합니다. 선율이 제 머릿속에 먼저 들려야 손도 그 음에 무게를 싣게 됩니다.

    2. 21·51마디, 셋잇단음표 템포

    이 곡의 21~22마디와 51~52마디에는 오른손 셋잇단음표가 나옵니다. 저는 이 부분만 치면 자꾸 박자가 빨라졌고, 레슨에서 긴장하면 더 심해졌습니다. 원인은 박을 나누는 단위가 갑자기 바뀌는 데 있습니다. 앞뒤에서는 4분 음표를 기준으로 박을 느끼다가, 이 구간에서는 한 박을 세 개의 같은 길이로 나눠야 합니다. 이때 오른손에만 집중하면 음 사이의 간격이 점점 좁아지면서 저도 모르게 템포가 당겨집니다. 그래서 메트로놈을 켜고 80부터 시작해 각 템포에서 20번씩 친 다음, 충분히 익숙해지면 5씩 올려 원래 템포인 13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80에서 135까지는 12단계로, 모두 합치면 240번을 친 셈입니다. 처음부터 원래 템포로 치면 빠른 속도에서 손이 불안정해지지만, 느린 템포부터 쌓아 올리면 일정한 음 간격이 몸에 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템포가 안정되기까지 약 2주가 걸렸고, 레슨에서 빨라지는 문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인 해결책은 왼손에 있었습니다. 왼손을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길게 연주하자, 왼손이 박의 기준점처럼 느껴지면서 오른손 셋잇단음표의 간격도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왼손에서 박의 중심을 계속 느끼니, 오른손이 그 박 안에서 움직인다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간을 연습하며, 빠른 음표를 정확히 치는 것만큼 그 음표가 어느 박 안에서 움직이는지를 계속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3. 59~62마디, 쉼표 사이 프레이즈

    59마디부터 62마디는 하나의 프레이즈로 이어져야 하는 부분이지만, 흐름을 끊는 요소가 두 가지 있습니다. 오른손 중간에 8분 쉼표가 있고, 왼손은 가온 시♭에서 낮은 파까지 크게 도약합니다. 쉼표와 도약을 각각 따로 처리하면 그 자리에서 음악이 멈춘 것처럼 들리고, 그렇다고 모든 음을 같은 비중으로 치면 프레이즈에 방향이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른손에 쉼표가 있다고 해서 음악의 흐름이 반드시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쉼표는 소리를 내지 않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앞뒤 음의 관계와 프레이즈의 방향을 생각하면 짧은 호흡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른손의 가장 높은음을 프레이즈의 목표점으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작게 시작해서 위로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소리가 커지도록 연습했고, 그 목표음을 향해 음악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유지했습니다. 오른손 쉼표는 음악이 멈추는 곳이 아니라 다음 음으로 이어지기 위한 호흡으로, 왼손 도약은 다음 음을 치기 위한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프레이즈의 흐름을 이어 가는 움직임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각 음과 쉼표를 따로 보지 않고 하나의 방향이 있는 음악으로 생각하니, 쉼표와 도약이 있어도 프레이즈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느낌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 머릿속에 그렸던 대로 프레이즈가 완성되었을 때가 이 곡을 연습하며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경험으로 악보에 쉼표가 있다고 해서 음악이 멈추는 것은 아니며, 프레이즈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알고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K.457 1악장에서 제가 막혔던 세 구간은 겉모습은 달랐지만 원인은 같았습니다. 악보에 적힌 지시만 따라가서는 부족하고, 음의 방향과 강약 대비, 박의 중심을 연주자 스스로 연구하고 설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러 곡을 쳐 오면서 생각한 대로 음악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기에 이 곡에서 제가 원하는 소리가 나왔을 때 더 크게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K.457 1악장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f→p 전환, 셋잇단음표 구간, 59~62마디 프레이즈를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도 이 곡처럼 제가 원하는 음악이 표현될 때까지 연습해 나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