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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f로 시작해서 p로 순식간에 전환됩니다. 이렇게 전환될 때 악상만 전환되는 게 아니라 곡의 분위기 전체를 순간 바꿔야 합니다. 모차르트 소나타 KV457은 처음에 실기시험 곡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을 처음 받았을 때 모차르트도 이렇게 단조 곡이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1. 모차르트 소나타, f→p 전환이 제일 무서웠다
이 곡은 f로 시작하지만 2마디부터 바로 p로 악상이 전환됩니다. 악보만 보면 f에서 p로 바꾸는 것은 단순히 소리의 크기만 줄이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연주해 보니 소리의 크기만 줄이는 것으로는 곡이 원하는 느낌을 내기에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f에서 만들어 놓은 강한 분위기를 p에서는 순간적으로 가라앉히면서도 음악의 흐름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f에서 p로 바꾸는 것이 뭐가 어렵겠냐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연주해 보니 짧은 순간에 소리의 크기와 분위기를 동시에 바꾸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9마디부터 13마디까지 오른손이 계속 화음을 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화음을 칠 때 주선율이 계속 윗소리에 있는 게 아니라 어떤 때는 위에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래쪽에 있기도 한데 그렇게 계속 바뀌는 주선율을 선명하게 들리게 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주선율이 위쪽에만 있었다면 쉬웠을 텐데 이 부분은 왔다 갔다 하기에 힘들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은 고전시대 음악으로, 낭만시대 작품처럼 강한 감정 표현이나 세밀한 지시가 많이 적혀 있는 편은 아닙니다. 또한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당시의 건반악기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현대 피아노는 구조와 음향적인 특징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악보를 연주하더라도 당시와 지금은 소리의 울림이나 표현 방식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보에 적혀있는 악상만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적은 지시 안에서 연주자가 음의 방향과 프레이즈, 강약의 대비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며 생각보다 섬세한 표현이 필요합니다.
2. 셋잇단 음표 템포, 80에서 135까지 떨면서 잡은 법
이 곡을 치다 보면 중간에 21마디부터 22마디나 51마디부터 52마디처럼 오른손이 셋잇단음표가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한 박 안에 셋잇단 음표 세 개가 들어가지만, 이 부분의 앞뒤에서는 4분 음표를 기준으로 박을 세게 됩니다. 이처럼 한 박을 구성하는 음표가 달라지면서 템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특히 셋잇단음표가 나오는 부분만 치면 자꾸 박자가 빨라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셋잇단음표 구간에서는 한 박을 세 개의 동일한 길이로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각 음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뒤의 4분 음표를 기준으로 박을 느끼다가 갑자기 셋잇단음표를 연주하려고 하면 음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템포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자가 빨라지지 않도록 메트로놈을 가지고 80부터 원래 템포인 135까지 한 템포당 20번씩 연습하면서 5씩 올리는 방향으로 연습했습니다. 처음부터 원래 템포로 연습하기보다 느린 템포에서 시작해 조금씩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면 빠른 속도에서 생기는 불안정한 움직임을 줄이고, 일정한 음 사이의 간격을 몸에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렇게 80에서 시작해 5씩 템포를 올리면서 각 템포에 충분히 익숙해진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연습했습니다. 이렇게 연습했을 때 템포를 안정적으로 잡기까지 약 2주 정도 걸렸습니다. 2주라는 시간은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시간보다 오래 걸린 시간이었는데, 그 이유는 레슨만 가면 긴장해서 자꾸 템포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른손 셋잇단음표에만 집중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음 사이의 간격이 점점 좁아졌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왼손을 처음에 생각했던 박자보다 조금 더 길게 연주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왼손이 박의 기준점처럼 느껴지면서 오른손 셋잇단음표의 간격도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손의 빠른 음형에만 집중하면 무의식적으로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왼손에서 박의 중심을 계속 느끼면서 연주하니 오른손이 그 박 안에서 움직인다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부분을 연습하면서 빠른 음표를 정확하게 치는 것만큼이나, 그 음표들이 어느 박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계속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 59~62마디, 쉼표 사이를 하나의 프레이즈로
이 곡에서 59마디부터 62마디는 하나의 프레이즈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프레이즈의 흐름이 끊어질 수 있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오른손에는 중간에 8분 쉼표가 나오고 왼손은 가온 시♭에서 낮은 파까지 크게 도약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런 부분에서 음악이 멈추거나 프레이즈가 끊겨 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오른손에 쉼표가 있다고 해서 음악적인 흐름이 반드시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쉼표는 소리를 내지 않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앞뒤 음의 관계와 프레이즈의 방향을 생각하면 짧은 호흡을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연주할 때 오른손의 가장 높은음을 향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으로 하나의 프레이즈를 만들었습니다. 프레이즈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의 음을 동일한 비중으로 연주하기보다, 처음에는 조금 작게 시작해서 위로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소리가 커지도록 연습하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높은음을 프레이즈의 목표점이라 생각하고, 그 음을 향해 음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연주했습니다. 오른손에서 중간에 쉼표가 나오더라도 음악이 그 자리에서 멈춘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음 음으로 이어지기 위한 짧은 호흡이라고 생각하면서 연주했습니다. 왼손 도약 역시 단순히 다음 음을 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이즈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음과 쉼표를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이 있는 음악으로 생각하면서 연주하니 중간에 쉼표와 왼손의 도약이 나오더라도 프레이즈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느낌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연습하면서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하나의 프레이즈로 음악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을 때 가장 뿌듯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악보에 쉼표가 나온다고 해서 음악적인 흐름이 반드시 멈추는 것은 아니며, 프레이즈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알면서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음악이 표현되었을 때 제일 뿌듯했는데 지금까지 여러 곡을 치면서 생각했던 대로 음악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더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곡처럼 내가 원하는 음악으로 표현될 때까지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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