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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곡

쇼팽 화려한 변주곡 Op.12, 양손 스타카토 연습법

여운기록자 2026. 8. 27. 12:58

목차


    쇼팽 화려한 변주곡 Op.12 92마디부터 시작되는 스타카토 구간

    오늘 이야기해 볼 곡은 쇼팽의 화려한 변주곡 Op.12입니다. 이 곡은 쇼팽이 1833년에 오페라에 나오는 노래 한 곡을 주제로 만든 곡입니다. 주제 멜로디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바꿔 가며 연주하는 곡이라서 변주곡이라고 불립니다. 이 곡은 예술중학교 입시곡으로도 나온 적이 있고,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이 치는 곡입니다. 저는 이 곡의 92마디부터 116마디까지를 연습하는 데 꼬박 3달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차근차근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이 부분이 어려웠던 이유

    이 부분은 양손 모두 스타카토로 쳐야 합니다. 스타카토는 음을 짧게 톡톡 끊어서 치는 방법입니다. 그냥 짧게만 치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손끝의 힘을 조절해서 각 음의 크기와 느낌까지 정해야 합니다. 같은 톡톡 거리는 소리도 가볍게 튀는 소리가 있고, 딱딱하게 찍히는 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는 어려운 점이 세 가지나 있었습니다. 먼저 두 손을 동시에 끊어치다 보니 오른손과 왼손 소리가 따로따로 들렸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멜로디는 오른손의 제일 높은음에 있는데, 모든 음을 똑같은 크기로 치니 멜로디가 다른 음들 사이로 숨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왼손은 낮은음이라 조금만 세게 쳐도 소리가 쿵 하고 커졌습니다. 왼손 소리를 작게 줄이면서 동시에 톡톡 끊어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안 되는 날에는 이 부분만 3시간, 길게는 5시간 동안 연습했고, 왜 안 되는지 속상하고 화가 나서 우는 날도 있었습니다. 겨우 24마디인데 이게 뭐라고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건지, 피아노를 그만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24마디를 치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부분이라고 꼭 쉬운 것은 아닙니다. 연습하다가 나에게 어려운 부분을 찾았다면 그 부분에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멜로디만 이어서 치는 연습법

    제가 찾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로 오른손의 제일 높은음, 즉 멜로디만 부드럽게 이어서 치고, 나머지 음은 모두 톡톡 끊어서 치는 것입니다. 오른손만 따로 칠 때도, 양손을 같이 칠 때도 똑같이 연습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손과 귀가 멜로디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게 알게 됩니다. 노래 부르는 사람과 옆에서 손뼉 치는 사람을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때 지켜야 할 약속이 있습니다. 끊어치는 음이 멜로디보다 커지면 안 됩니다. 톡톡 끊는 소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잘 튀어서 크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멜로디는 또렷하게, 나머지 음은 아주 작게 쳐야 합니다. 양손을 같이 칠 때는 왼손을 더 작게 쳐서 낮은음이 멜로디를 가리지 않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손 안에서도 손가락마다 힘을 다르게 주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매일 반복하니 조금씩 소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양손 소리의 균형도 점점 맞춰 가기 시작했습니다. 멜로디가 잘 안 들려서 고민이라면 이 연습부터 시작해 보길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치면서 소리를 하나하나 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3. 따로 놀던 음들이 하나로 이어지기까지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는 왼손은 무조건 작게, 멜로디는 무조건 크게만 생각하며 쳤습니다. 그랬더니 멜로디는 잘 들리는데, 음들이 한 줄로 이어지지 않고 하나씩 따로 노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소리 크기만 생각하고 음악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들을 하나의 문장처럼 생각하며 쳐 보았습니다. 음악에서는 이런 문장을 프레이즈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말할 때 한 문장을 중간에 뚝뚝 끊지 않고 이어서 말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그러자 따로 놀던 음들이 하나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톡톡 끊어치는 음들이 모여서 하나의 노래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내가 이렇게도 칠 수 있구나' 싶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또 3달 동안 제 소리를 계속 듣다 보니 음악을 듣는 귀도 좋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이 소리가 맞는지 헷갈렸는데, 이제는 좋은 소리인지 아닌지 스스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피아노는 손가락으로 정확하게 치는 것만큼 내 소리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이 부분이 어려운 이유는 양손 균형, 숨어 버리는 멜로디, 커지는 왼손 때문이었습니다. 해결 방법은 멜로디는 또렷하게, 나머지 음은 작게 치고, 음들을 하나의 문장처럼 이어서 치는 것입니다. 음을 톡톡 끊어쳐도 음악은 끊기면 안 된다는 걸 이 부분을 연습하며 배웠습니다. 그 뒤로는 이 부분을 여러 문장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한 문장의 끝까지는 이어 치려고 합니다. 같은 부분에서 고민하는 분들께 제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