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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곡

피아노 연습 기록, 132 템포가 무너지고 왼손이 노래하기까지

여운기록자 2026. 8. 21. 23:43

목차


    쇼팽 프렐류드

    쇼팽 프렐류드 16번은 빠르기가 첫 마디를 빼고 프레스토입니다. 근데 악보에 프레스토만 써 있는게 아니라 프레스토 옆에 콘 푸오코(con fuoco)라고 쓰여있습니다. 프레스토 콘 푸오코는 정열적으로 빠르게 치라는 의미입니다. 이 곡은 말 그대로 빠르게 치기에 달리는 느낌을 주면서 열정적으로 쳐야 합니다. 저는 이 곡을 칠 때 템포를 132로 설정해두었는데 4마디부터 점점 빨라지더니 18마디부터는 내 손이 감당하지 못하는 템포까지 빨라지기도 하였습니다.

    1. 피아노 템포 문제, 18마디에서 항상 무너졌다

    이 곡은 프레스토이지만 메트로놈에 너무 억압되면 너무 기계적으로 칠 거 같아 템포를 132정도로 정해두고 그 때 그 때 유연하게 연주하는 방향으로 연습하였습니다. 132는 메트로놈에서 알레그로로 프레스토보다는 살짝 느린 템포이지만 이 템포에 실제 연주를 해보면 그렇게 느린 템포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이 템포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템포를 132로 정한게 무색하게 4마디부터 점점 빨라지더니 18마디정도를 칠 때즈음이면 제 손이 감당 못하는 템포로 곡을 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마다 저는 '빨라지면 안돼'를 속으로 계속 외쳤지만 이 말을 외쳐도 손을 계속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내가 계속 빨라진다라는 것을 깨달은 것에는 녹음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매일 연습이 끝날 때즈음 그 날 연습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녹음을 합니다. 매일매일 녹음을 하며 깨달은 것이 '내가 18마디즈음만 가면 빨라지는구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연습실에 갔을 때 이 곡을 연습하기 시작하면 무조건 느린 템포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템포를 올리는 방식으로 연습하였습니다. 이렇게 연습하면 날마다 조금씩 템포가 잡히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2. 리듬 변형 연습, 소리가 고르게 된 이유

    이 곡은 첫마디와 마지막 마디를 제외하면 모든 마디에 오른손이 16분음표로 쳐야 합니다. 16분음표가 4개로 묶여 한 박자를 이루는데 이 4개음을 고르게 낸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고르게 내기 위해 다양한 리듬 연습을 했습니다. 리듬 연습으로는 앞붓점, 뒷붓점, 셋잇단, 반셋잇단, 2번째 음 길게, 3번째 음 길게 등을 매일매일 각각 40번씩 연습하였습니다. 이런 연습 방법들로 연습을 꾸준히 했더니 나중에는 소리가 고르게 났습니다. 소리가 고르게 되는 걸 보니 리듬 연습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고르게 나지 않았던 소리가 리듬 연습을 했더니 소리가 고르게 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리듬 연습을 하면서 템포도 잡히게 되었습니다. 손가락이 고르게 굴러가니 템포도 일정하게 잡히고 소리도 고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샌가 리듬 연습을 하는 것은 새로운 곡을 시작할 때 저에게 필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소리가 고르게 나더라도 혼자 불안해서 리듬 연습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리듬 연습이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하면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기에 끊을 수도 없습니다.

    3. 도약 실수와 왼손, 9번에서 2번으로 줄고 노래가 들렸다

    이 곡에서 오른손은 16분음표로 계속 굴러가는 반면에, 왼손은 도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을 칠 때의 제 눈은 오른손에 가 있는 다른 곡과는 다르게 왼손에 가 있습니다. 도약을 주로 하는 손에 시선이 가 있어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이 곡에서 도약은 크게 뛰는 부분도 있기에 그런 부분에서 실수가 항상 잦았습니다. 하지만 도약 부분에서 마지막 음과 첫 음만 따로 떼어서 도약에 대한 감각 연습을 많이 하니 나중에는 10번 쳤을 때 9번 실수하던 게 2~3번으로 확 줄었습니다. 이렇게 연습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왼손만 쳤을 때 '내가 지금 노래하고 있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피아노를 칠 때 왼손은 반주니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이 것도 맞습니다. 왼손이 노래인 부분은 오른손이 노래인 부분에 비해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왼손을 노래하는 것이 오른손으로 노래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데 왼손 연습을 많이 하다보면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왼손을 노래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왼손을 노래해야 하는데 노래가 안된다면 '내가 지금 충분한 연습량이 쌓이지 않아서 그러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연습을 더 많이 합니다.

    연습하다가 어느 순간 왼손이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있구나를 느끼면 저는 이 곡에 대한 왼손 연습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이 들면 그 이후부터는 실력을 쌓는 연습을 하는게 아니라 실력을 쌓은 것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연습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