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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응원 이혼 삶의무게

여운기록자 2026. 7. 2. 23:33

목차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 그냥 제주 배경의 감성 드라마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혼을 당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선아, 자녀의 골프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는 아버지,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생색낸다는 말을 듣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화려한 주인공이 없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응원받아야 할 삶이 따로 있다는 착각

    저는 오랫동안 '대단한 삶'을 살아야 응원받을 자격이 생긴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병을 이겨낸 사람,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 드라마도 그런 서사를 소비하는 쪽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꽤 오래 흔들렸습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옴니버스(omnibus)란 단일한 줄거리 대신 독립된 여러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 안에 묶어내는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여기서 각각의 이야기는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같은 공간과 감정의 결로 연결됩니다. 덕분에 시청자는 마치 단편 영화를 여러 편 이어 보는 것처럼, 서로 다른 삶에 번갈아가며 감정을 이입할 수 있습니다.

    일흔 중반의 옥동은 아들과 살가운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오십 줄의 은희는 평생 형제들 뒷바라지를 했음에도 기껏 생색낸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제 지인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이혼을 당한 뒤 아무 말 없이 고향으로 내려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삶이 응원받을 자격이 없는 삶인가, 하고 묻고 싶었습니다.

    삶의 무게를 '남들 눈에 얼마나 힘들어 보이느냐'로 재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게 근본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을 버텨내는 것 자체가 이미 응원받을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응원받아야 할 삶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이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이혼 이후의 삶, 아이는 무슨 죄인가

    드라마 속 선아는 이혼을 당하고 맨몸으로 제주로 돌아옵니다. 저는 이 설정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 주변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혼의 이유야 저도 자세히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그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와 홀로 살기 시작했을 때 제가 처음 든 생각은 '자녀는 어떻게 되는 걸까'였습니다.

    이혼 후 양육권 문제는 법적으로 '단독 양육'과 '공동 양육'으로 나뉩니다. 단독 양육이란 부모 중 한 명이 아이를 전담하여 기르는 방식이고, 공동 양육은 양쪽이 역할을 나누는 구조입니다. 출처: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 가정의 상당수는 여전히 단독 양육 형태로 귀결되며, 비양육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안타까웠던 건 바로 그 지점이었습니다. 아이는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았는데, 부모 중 한 사람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로 자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드라마에서 여섯 살 은기가 아무 영문도 모르고 낯선 제주 할머니 집에 맡겨지는 장면은, 그래서 저에게 유독 오래 남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혼을 두고 섣불리 뭐라 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 사람의 인생이고, 그 사람이 앞으로 살아갈 삶이니까요. 다만 그 결정이 아이의 삶에 미치는 영향만큼은 충분히 고민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요약: 이혼 이후 아이가 겪는 정서적 단절은 어른들의 결정이 만들어낸 결과로, 아이 입장에서의 시선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의 무게, 월급쟁이와 골프 뒷바라지 사이에서

    드라마 속 한수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혼자 대학을 나왔지만 결국 월급쟁이가 되고, 골프 선수를 꿈꾸는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이 계십니다. 이혼 이후 외벌이가 되어 자녀에게 마음껏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골프라는 종목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초기 진입 비용이 상당합니다. 레슨비, 장비 구입비, 필드 라운딩 비용까지 합산하면 연간 수천만 원 단위로 지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전환되면 가계 소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원 규모 역시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자녀의 꿈을 포기시키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꿈을 밀어준다는 것, 경제적 여건이 빠듯할수록 그 결심의 무게는 더 무겁습니다.

    한수라는 캐릭터가 설득력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래도 해준다'는 태도가 드라마 속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제 눈앞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꿈을 서포트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저도 그 의견에 충분히 동의합니다.

    • 골프 선수 육성을 위한 연간 평균 비용은 레슨·장비·대회 참가비 포함 시 상당한 수준에 달합니다.
    • 외벌이 전환 시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로 자녀 지원 여력이 현실적으로 줄어듭니다.
    • 그럼에도 자녀의 꿈을 포기시키지 않으려는 부모의 결심은, 드라마 밖 현실에서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요약: 경제적 여건이 좁아질수록 자녀의 꿈을 밀어주기는 더 어려워지지만, 그 어려운 선택을 하는 부모의 삶 역시 응원받아 마땅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남의 인생을 판단해도 될까?

    드라마에는 자식 잘못 키웠다는 타인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아버지들이 나옵니다. 방호식과 정인권은 죽자 사자 키운 자식에게서 "아버지가 해준 게 뭐 있냐"는 말을 듣습니다. 이 장면이 불편했던 건, 드라마 밖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남의 삶에 개입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조언이고, 하나는 평가입니다. 조언(advice)이란 상대가 요청하거나 상대의 이익을 전제로 한 제안을 말합니다. 반면 평가는 그 사람의 선택이나 결과에 점수를 매기는 행위입니다. 문제는 많은 경우 조언의 형식을 빌린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이 삽니다.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인생이 아닙니다. 조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 경계를 넘어서 상대의 선택을 틀렸다고 단정 짓는 순간부터는 이미 조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만약 그 말을 듣고 따랐다가 일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그 비난을 온전히 감수할 자신이 있는지부터 스스로 물어봤으면 합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도 타인의 삶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당사자의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즉 자신이 스스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출처: 보건복지부 자료에서도 정서적 지지와 과도한 간섭을 구분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핵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응원과 간섭은 다릅니다.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것도 결국 그 지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약: 조언과 평가는 다르며, 남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하기 전에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지 먼저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리들의 블루스가 옴니버스 형식인데, 보다가 헷갈리지 않나요?

    A.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아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옴니버스 구조 특성상 매 에피소드마다 중심 인물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3화 정도 보다 보면 제주라는 공간 안에서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자연스럽게 파악됩니다. 처음부터 인물 관계도를 찾아보고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흘러가듯 봤고 그게 더 좋았습니다.

     

    Q. 이혼 후 자녀 양육권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A. 단독 양육과 공동 양육 중 어느 방식으로 결정될지는 협의 이혼의 경우 부모 합의, 재판 이혼의 경우 법원 판단에 따릅니다. 자녀의 나이, 생활 환경, 양육 의지 등이 주요 고려 요소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이의 복리라는 점은 법적으로도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Q. 주변 사람에게 조언할 때 어디까지가 괜찮은 건가요?

    A. 상대가 먼저 의견을 구하거나, 상대의 이익을 전제로 한 제안이라면 조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선택을 틀렸다고 단정짓거나,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의사 없이 지적만 하는 건 평가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 경계를 넘지 않는 것이 진짜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골프 선수를 꿈꾸는 아이, 정말 부모가 끝까지 밀어줘야 하나요?

    A. 부모가 무조건 모든 걸 감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현실적인 한계를 아이와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둘 다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아이의 꿈을 존중하되, 가계의 자기효능감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균형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론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면서 제가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 사람들 다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혼 후 고향으로 돌아온 지인, 자녀 뒷바라지에 자신의 삶을 내준 부모,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생색낸다는 말을 듣는 사람 등입니다. 드라마는 그들에게 무너지지 말라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응원받아야 할 삶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을 버텨내는 모든 삶이 응원받을 이유가 됩니다. 이 드라마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불편함이 오히려 내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한 편만 먼저 틀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tvn.cjenm.com/ko/ourblues/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