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 그냥 흔한 메디컬 드라마겠거니 했습니다. 수술 장면에 긴장하고, 잘생긴 의사가 나오는 그런 류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몇 회를 보고 나니 이건 병원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라는 걸 느꼈습니다. 대학병원을 자주 드나드는 저로서는 드라마 속 장면 하나하나가 낯설지 않았고, 그게 오히려 더 마음 깊이 파고들었습니다.병원 현실, 병원이 품는 이야기들일반적으로 병원은 아프면 가는 곳, 즉 치료의 공간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대학병원은 그냥 치료 기관이 아니라 생로병사(生老病死)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교차하는 공간입니다. 여기서 생로병사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인간 삶의 전 과정을 뜻하는 말로, 동양 철학에서 인생의..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가 소파에 앉아 아무 말 없이 TV를 보는 뒷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 뒷모습이 왜 그렇게 마음에 걸렸는지, 드라마 김부장을 보고 나서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회사에서 '노땅', '꼰대'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집에 돌아오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아버지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 이야기를 아주 정직하게 꺼내 놓습니다.김부장 아버지 현실: 드라마가 포착한 중년 남성의 사회적 지위드라마 김부장이 다루는 핵심 소재는 중년 남성의 사회적 소외입니다. 주인공 김부장은 수십 년을 직장에서 버텨왔지만, 세상이 그에게 돌려주는 건 따뜻한 시선이 아니라 '노땅', '꼰대' 같은 조롱 섞인 딱지뿐입니다. 이게 드라마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실제로 중년 남성의 고용 불안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