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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싹한 연애 외로움 오해 공감

여운기록자 2026. 7. 21. 23:26

목차


    드라마 오싹한 연애

    사람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능력을 가진 것이 삶을 얼마나 외롭게 만들 수 있는지,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는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tvN 토일 드라마 오싹한 연애를 처음 틀었을 때 저는 그냥 가볍게 귀신이 나오는 무서운 로맨스물 정도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한 편 한 편 보다보니 어느새 귀신과 관련한 이야기는 뒷전으로 밀리고 천여리라는 인물에게 자꾸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귀신을 보는 능력 자체보다도, 그 비밀을 혼자 떠안고 지나온 시간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외로운지를 끝까지 따라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외로움, 귀신보다 무거운 것

    드라마 속 여주인공 천여리는 레이나 그룹의 상속녀이자 국내 최고 럭셔리 호텔의 대표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부러움을 받는 완벽한 삶입니다. 그런데 이 인물은 항상 장갑을 끼고 다니고, 아무도 곁에 두지 않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일부러 밀어냅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냥 "차가운 캐릭터"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알고 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손을 잡는 순간 귀신이 상대방에게 보이게 되고, 그 공포를 고스란히 넘겨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여리는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 거리를 두는 쪽을 선택해 온 것이었습니다. 이걸 드라마 용어로 말하면 일종의 '자기 보호 회피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상대를 다치게 하기 싫어서 먼저 혼자가 되는 것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힘들 때 "괜찮아"라는 말을 먼저 꺼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사실 속으로는 하나도 괜찮지 않았습니다. 그냥 상대에게 내 걱정까지 짊어지게 만드는 게 더 미안했던 겁니다. 그렇게 혼자 버티는 게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거리 두는 게 편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게 됩니다. 제가 드라마를 직접 보면서 가장 의외였던 건, 천여리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인데도 그 능력이 한 번도 부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나라면 저 능력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판타지라는 설정보다, 현실에서 누군가가 혼자 외로움을 견디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서 억제(emotional suppression)'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정서 억제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내면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단기적으로는 관계를 보호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립감을 심화시킵니다. 출처: 미국심리학회(APA). 여리가 정확히 그 안에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처럼 느껴진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요약: 여리가 사람을 밀어내는 건 차가움이 아니라, 상대를 다치게 하기 싫어서 선택한 배려였습니다.

     

    오해, 행동만 보고 판단할 때

    드라마에서 여리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면 솔직히 불편했습니다. 장갑을 끼고 다닌다는 이유로 결벽증이 있는 사람 취급을 하고, 앞에서 누가 넘어져도 못 본 척한다며 특권의식이 쩐 사람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그러면서 "귀신이 안 잡아가냐"는 말까지 나오는데, 그 말이 참 아이러니하게 들렸습니다. 귀신이 가장 많이 붙어 있는 사람이 여리였으니까요.

    저는 이 장면들이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쉽게 타인을 오해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이 없으면 차갑다고 하고, 거리를 두면 잘난 척한다고 수군거립니다. 정작 행동 뒤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잘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일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귀인 오류(attribution error)'라고 합니다. 귀인 오류란 타인의 행동을 그 사람의 상황이나 맥락 대신 성격이나 의도로만 설명하려는 인지적 편향을 말합니다. 여리를 향한 시선이 딱 그것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사람은 진실을 몰라서 오해하는 것보다, 자기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상대를 바라볼 때 더 크게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장면들이 유독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여리는 해명하지 않습니다. 오해를 받아도 혼자 삼킵니다. 저는 그 장면이 답답하면서도 이해가 됐습니다. 설명하면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귀신이 알려줬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돌아오는 반응을 이미 경험했으니까요. 저도 설명해 봤자 소용없다는 확신이 생기면 입을 닫게 된다는 걸, 살면서 몇 번 느꼈습니다.

    • 행동의 원인을 성격으로만 단정 짓는 귀인 오류는 관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오해의 원인입니다.
    • 여리의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설명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선택한 포기였습니다.
    • 드라마는 이 오해 구조를 통해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쉽고 또 잘못된 일인지를 조용히 보여줍니다.
    요약: 타인의 행동을 상황 없이 성격으로만 읽는 귀인 오류가 여리를 향한 오해의 핵심이었고, 드라마는 그걸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오싹한 연애, 공감의 힘

    검사 마강욱이라는 인물이 처음에는 솔직히 그냥 집착 많은 검사 캐릭터처럼 보였습니다. 사람들을 의심하고, 쫓아다니고, 질문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회차가 쌓일수록 이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의외였던 건, 점점 강욱에게도 시선이 간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저렇게까지 집요한가 싶었는데, 회차가 쌓일수록 그 집요함이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강욱만의 방식이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차가 쌓일수록 처음 가졌던 인상이 가장 많이 달라진 인물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캐리어가 여리를 덮칠 뻔한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강욱은 망설임 없이 몸으로 막아섰고, 여리는 그 상황에서도 자신의 손이 상대에게 닿았는지부터 걱정합니다. 둘은 서로를 걱정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는데, 그 어긋남이 오히려 더 진짜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도 누군가를 걱정하면서 정작 그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핵심 태도 중 하나로 '관점 취하기(perspective-taking)'를 꼽습니다. 관점 취하기란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이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말하는데, 이것이 공감 능력의 실질적인 토대가 됩니다. 출처: Psychology Today. 강욱은 처음부터 여리를 이해한 게 아니었습니다. 이해되지 않아도 한 번 더 이유를 물으려 했고, 그게 결국 관점 취하기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오래 남은 건 그 장면들이었습니다.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는 게 당연했던 여리에게, 잠깐이라도 누군가의 무게를 나눠 드는 순간이 찾아오는 그 장면들 말입니다. 판타지라는 설정인데도 그 감정만큼은 너무 현실적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건, 중반 이후 사건 해결 비중이 커지면서 여리의 내면이 조금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조금 더 오래 따라갔다면 후반부의 감동이 훨씬 깊어졌을 텐데 싶었습니다.

    요약: 강욱의 진짜 역할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로 여리의 마음을 조금씩 여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싹한 연애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tvN에서 매주 토요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영되며, 티빙(TVING)에서도 동시 스트리밍됩니다. 방영 종료 후에는 티빙 VOD로 전편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Q. 공포 요소가 강한 드라마인가요? 무서운 거 못 보는데 괜찮을까요?

    A. 귀신이 등장하긴 하지만 공포 자체보다 감정선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무서움보다 먹먹함이 훨씬 강했다는 점입니다. 호러물보다는 감성 로맨스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천여리 캐릭터가 왜 그렇게 사람을 밀어내는 건가요?

    A. 그녀의 손을 잡으면 귀신이 상대에게도 보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공포에 시달릴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 거리를 두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차가운 성격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이 드라마의 핵심 감정선입니다.

     

    Q. 귀신이 실제로 나쁜 역할로 나오나요?

    A. 대부분의 귀신은 억울함을 안고 떠나지 못한 존재들로 그려집니다. 무서운 빌런이 아니라 한을 풀어야 하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여리가 그 한을 들어주는 방식이 드라마의 주요 서사를 이끌어 가며, 그 과정이 꽤 따뜻하게 그려집니다.

     

    결론

    사실 새로운 회차가 공개될 때마다 보고 끝나는 드라마가 아니라, 한동안 계속 생각하게 되는 드라마였습니다. 내용을 곱씹게 되는 작품은 많지 않은데, 이 드라마는 '나는 살면서 다른 사람을 너무 쉽게 판단한 적은 없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남겼습니다. 저에게는 귀신보다도 그 질문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공개된 회차를 보며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이건 귀신 드라마가 아니라 외로움을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손을 잡고 싶지만 잡지 못하는 사람, 가까워지고 싶지만 상처를 줄까 봐 먼저 물러나는 사람. 그런 마음들이 하나씩 쌓여 만들어진 인물이 천여리였고, 저는 그 안에서 제 모습을 여러 번 발견했습니다.

    한 사람의 행동에는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이 숨어 있습니다. 그걸 알기 전까지 함부로 차갑다고, 오만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걸 여리라는 인물이 조용히 보여줬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건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다가오는 진심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비슷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분이라면 한 번쯤 만나보셨으면 하는 드라마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FrEJkMsZ_Y&t=7s